"열악한 택배 상하차 업무에 외국인 투입 앞서 근로 환경 개선"
"열악한 택배 상하차 업무에 외국인 투입 앞서 근로 환경 개선"
  • 이상서
  • 승인 2021.03.2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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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노동단체 "위험 외주화 멈춰야" 성명 잇단 발표

"열악한 택배 상하차 업무에 외국인 투입 앞서 근로 환경 개선"

이주노조·노동단체 "위험 외주화 멈춰야" 성명 잇단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최근 정부가 택배를 차량에 싣고 내리는 상·하차 분류 업무에 일부 외국인 근로자도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이주단체 등이 먼저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분류 작업하는 택배 노동자들
지난해 1월 서울 한 물류단지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택배 상하차는 물류 업무 가운데 대표적인 중노동으로 꼽히며 다단계 하청 구조 탓에 처우도 열악하다"며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종을 이주노동자로 메우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를 업무에 투입하기 전 열악한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는 또 다른 '위험의 외주화'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나 사고 등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관련 업무 부담을 줄이고 근로 환경을 개선한 후 외국인 근로자 투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 노동단체 9곳도 성명서에서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떠넘기지 말고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과 물류업이 급성장하면서 택배업계의 열악한 업무 환경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며 "근로 환경 개선 방안으로 이주노동자 투입을 내세운 셈"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안전 관련 시민단체인 '일과건강'이 택배 노동자 1천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일요일을 빼고도 주 평균 71.3시간을 일하지만 식사 시간은 하루 평균 12.2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법무부는 방문취업(H-2)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이 기존 축산·어업 등뿐만 아니라 물류 터미널 운영업과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등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근로 범위를 확대한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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