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민 한인 "딸에게 할머니 찾아주고 싶어요"
필리핀 이민 한인 "딸에게 할머니 찾아주고 싶어요"
  • 왕길환
  • 승인 2021.07.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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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4월 2일생 추정 유규완 씨, 3살때 진주시 상대동서 발견

필리핀 이민 한인 "딸에게 할머니 찾아주고 싶어요"

1978년 4월 2일생 추정 유규완 씨, 3살때 진주시 상대동서 발견

 

 

어릴 적 유규완 씨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필리핀에 이민해 현지인 아내와 3살 난 딸을 둔 한인 유규완(42) 씨가 생모를 찾고 있다.

유 씨는 "딸 아이가 성장해 '우리는 왜 친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없느냐'고 물어볼 것 같아 그 전에 찾아주고 싶다"며 최근 아동 카드와 어릴 적 사진 등을 메일로 보내왔다. 연합뉴스와 아동권리보장원이 진행하는 '입양인 친가족 찾기' 사연을 접한 후 용기를 냈다는 이유와 함께 "꼭 뿌리를 찾아달라"는 부탁도 했다.

'1982년 3월 28일. 경남 진주시 상대동 유신세차장 유기. 진주 시장 의뢰'. 유 씨가 '1982년 4월 2일' 입소했던 마산애리원에서 찾아낸 아동카드에 적혀있는 기록이다. 이 자료의 나온 이름(유규완)과 생년월일(1978년 4월 2일)은 보육원 원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마산애리원에 있다가 4개월 뒤 밀양신망원에 입소한 그는 줄곧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아산장학재단의 장학생에 선발돼 부산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다.

4학년 2학기를 다니던 그는 졸업 작품전과 토익 준비를 위해 필리핀에 갔다가 눌러앉았고, 그곳에서 배필을 만나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결혼전까지 부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딸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외가 쪽은 가족이 아주 많은데 저는 한 명도 없잖아요."

유 씨는 그동안 친부모를 찾기 위해 진주경찰서와 마산애리원, 밀양신망원 등을 방문했고, 페이스북 '진주당'이라는 곳에 유기 장소를 알려달라고 호소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탓에 잠시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한국에 와도 저는 고향이 없어요. 유기된 장소도 어디인지 알 수가 없고요. 누구든 제게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릴적 모습(왼쪽)과 현재 사진
[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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