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3개월 근무한 교사 "소수자 체험, 다문화 교육에 도움"
태국서 3개월 근무한 교사 "소수자 체험, 다문화 교육에 도움"
  • 양태삼
  • 승인 2021.08.3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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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3개월 근무한 교사 "소수자 체험, 다문화 교육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말은 안 통하고, 음식과 교육 문화, 환경이 모두 다른 곳에서 한국인으로 소수자가 돼 보니 그들의 처지와 심정을 십분 절감했습니다."

안유정 청주 수성초등학교 교사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하 아태교육원·원장 임현묵)이 실시한 '다문화 가정 대상 국가와 교육 교류사업'으로 태국에서 3개월여간 교사 활동을 한 후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안 교사는 2019년 태국 사뭇쁘라깐 지역의 왓 방쁘롱 초등학교에서 3개월 간 영어 교사로 일한 체험 수기를 아태교육원의 우수사례 공모전에 제출, 최근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31일 연합뉴스와 카카오톡 등으로 한 인터뷰에서 "못사는 나라 사람들에게는 은연중 우월적 시각을 은연중 갖게 된다"며 "막상 함께 생활해 보니 그들이 우리와 다른 데는 이유가 있고, 배경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국 학생들과 포즈를 취한 안유정 교사(오른쪽)
안유정 교사 제공

그는 수기에서 태국 수업 도중 파트너인 태국 교사가 학생들에게 말을 거는가 하면 교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등 '무례한 행동'이 나타났지만 그곳의 학습 문화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넘겼다고 적었다.

또 태국의 학교 급식에서 쌀밥과 과일을 제외한 모든 반찬과 음식에 '듬뿍 들어간 고수'를 보고 "태국의 고수가 우리나라의 마늘 같은 게 아닐까"하고 여겨 "우리나라의 외국인이 마늘 냄새를 힘들어하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 학교에서 외국인 교사로 생활해보니, 소수자로서 의견을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수에 속하지 못하는 소외감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며 "배려받지 못하는 소수자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얼마나 클지 절감했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여행자들끼리 어울리거나 현지에서 대접받는 관광객과 달리 막상 그곳에서 살아보니 어려움과 불쾌감, 소외감을 느꼈다"며 "한국에 돌아온 후 소수자에 관심이 커졌고,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함께 행복하게 지낼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의 문화와 배경을) 모르는 상태다 보니 편견과 무시가 생기는 것"이라며 "체험해봐야 두려움이 없어지고, 편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이후 담임으로 맡은 3학년 반 학생을 태국 학교 학생들과 짝을 지워 편지를 주고받는 학생간 교류를 주선하며 양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도록 힘쓰고 있다.

아울러 다문화 교육에서도 "그간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함께 행복할 방법을 찾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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