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용 한-아세안센터長 "20개 유니콘 키운 아세안 잠재력 대단"
김해용 한-아세안센터長 "20개 유니콘 키운 아세안 잠재력 대단"
  • 왕길환
  • 승인 2021.10.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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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최대 소비지이자 한국 제2의 교역지역…"인구 6억 넘는 거대시장"
"비대칭적이고 불균형한 관계 벗어나, 상호 이해와 협력 키워야"
제주에 '아세안 상설문화전시관' 세우고, 아세안 영상 콘텐츠 제작하기로

김해용 한-아세안센터長 "20개 유니콘 키운 아세안 잠재력 대단"

한류 최대 소비지이자 한국 제2의 교역지역…"인구 6억 넘는 거대시장"

"비대칭적이고 불균형한 관계 벗어나, 상호 이해와 협력 키워야"

제주에 '아세안 상설문화전시관' 세우고, 아세안 영상 콘텐츠 제작하기로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현재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관계는 비대칭적이고 불균형합니다. 이를 개선해야만 합니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의 진단이다. 지난 4월 제5대 사무총장에 취임해 18일로 6개월을 맞은 그는 한-아세안 관계에서 가장 큰 과제를 "서로에 대한 이해 제고와 인식 개선"이라고 꼽았다.

아세안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0개국을 말한다.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는 2009년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 증대와 투자 촉진, 문화·관광 협력 확대, 인적 교류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김 사무총장은 1983년 외교부에 들어가 뉴질랜드와 미얀마 대사 등을 지냈다.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아세안을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단순직 노동자를 공급해 주는 지역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류 진원지이자 최대 소비지역인 아세안 국민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데 비해, 우리 국민의 아세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상당 부분 동남아 관광지와 음식에 제한돼 있다고 꼬집었다.

김 사무총장은 이를 '비대칭성' 즉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런 인식으로는 20개의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을 키워낸 글로벌 스타트업 요람으로서의 아세안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싱크탱크인 동남아연구소(ISEAS) 산하 유소프 이샥 연구소가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내용도 소개했다.

"한국의 영향력이나 방문·유학 선호도 등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되었는데, 이는 실제 한-아세안 교역 규모나 인적 교류 현황과는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인식'과 '현실'의 간극을 메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아세안 위크'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김해용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한-아세안센터에 따르면 인구 6억4천700만 명이 사는 아세안 10개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 상대국으로, 지난해 456억 달러 무역흑자 가운데 340억 달러(약 40조원)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 2017년 이래 아세안은 한국에 있어 제2의 교역대상 지역으로, 전체 교역의 14.7%를 차지한다.

김 사무총장은 이러한 교역·투자, 문화·관광, 유학 등 여러 방면에서 보이는 '비대칭성' 또는 '불균형성'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아세안 10개국의 다양성에 따른 국가별 맞춤형 정책을 펼치고 ▲아세안에 대한 한국 내 관심과 이해 심화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아세안 전문가 양성 등)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5∼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아세안센터가 주최한 '아세안 위크'는 이처럼 아세안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자 열린 행사이다.

쌀을 주제로 한 음식과 아세안의 자연 풍광, 문화를 알린 '아세안 사진 및 라이프스타일 전시', 아세안 상품을 전시하고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한 '상생홍보관', 아세안 유학생들을 만난 '아세안 청년 커리어 멘토십', 아세안의 경제특구 및 산업단지를 소개한 세미나 등으로 열렸다.

12일 마련한 '아세안 무역투자 라운드 테이블'과 '무역 원활화 세미나'도 마찬가지였다. 행사에서는 아세안 자체가 생산기지인 동시에 거대 시장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세안의 문화와 가치를 더 폭넓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쌍방향 문화교류를 지향해야 지속적이고 진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진단 아래 그는 재임 기간에 추진할 중점 사업계획을 내놨다. 주된 목표는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과 컨센서스 의사결정 방식(ASEAN Way) 등 아세안 공동체와 10개 회원국의 특성과 성격에 대한 충분한 이해다.

센터의 주력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아세안 연계성 포럼'과 '아세안 위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아세안 진출과 우리 국민의 아세안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센터가 2014년과 2019년 각각 발족한 '아세안 유학생 네트워크(AYNK)'와 '아세안 교수협의회(CAPK)'의 기능을 더 강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단체는 친한(親韓) 인사 육성과 한-아세안 차세대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신규 사업은 '아세안 경제공동체 2025 비전'과 '신남방정책 플러스 전략' 등 한-아세안 협력 방향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면서 추진하기로 했다.

2015년 11월 제27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25 비전'은 정치적 단결, 경제적 통합, 사회적 책임감이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규범 중심적이며, 인간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공동체의 형성을 강조한다.

센터는 아세안 10개국의 문화를 더 많은 국민이 일상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제주 지역에 상설 문화 전시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최근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함한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로 한-아세안 협력 모멘텀 또한 약화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는 아세안 영상 콘텐츠 제작 등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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