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반년 만에 예배 재개한 무슬림…"방역수칙 준수"
"오랜만입니다" 반년 만에 예배 재개한 무슬림…"방역수칙 준수"
  • 이상서
  • 승인 2021.11.05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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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드 코로나' 발맞춰 문 연 서울이슬람성원…300여 명 모여
주변 상인들 "상권 부활할 것" 내심 기대

"오랜만입니다" 반년 만에 예배 재개한 무슬림…"방역수칙 준수"

정부 '위드 코로나' 발맞춰 문 연 서울이슬람성원…300여 명 모여

주변 상인들 "상권 부활할 것" 내심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이게 얼마 만이에요? 반갑습니다. 잘 지냈어요? 얼굴 잊어먹겠어요."

5일 정오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은 오랜만에 인파로 북적였다.

'위드코로나', 종교계도 기지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되면서 종교계도 종교활동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종교계도 위드코로나로 시행되는 완화된 방역지침을 전파하며 정규 종교활동 독려에 나선 모습이다. 2021.11.5 mon@yna.co.kr

무슬림 전통 의상인 '샬와르 카미즈' 등 다양한 복장을 갖춘 내외국인 신도들이 뒤섞여 서로의 안부를 묻는 풍경이 성원 곳곳에서 연출됐다.

한국 이슬람교 총본산이자 전국 이슬람 성소를 총괄하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침에 맞춰 이날부터 '금요 합동 예배'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반갑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앞두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촬영 이상서]

서울 성원에서 공식 예배가 열린 것은 지난 5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며 예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성원 관계자는 "15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이렇게 장기간 예배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갑고 기쁘긴 하지만 행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라도 나올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힘들게 성원을 열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안 된다"며 "입장하는 신도들에게 거리두기와, 전화로 출입자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안심콜' 사용 등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상회복, 이슬람 중앙성원에 모인 무슬림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되면서 종교계도 종교활동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종교계도 위드코로나로 시행되는 완화된 방역지침을 전파하며 정규 종교활동 독려에 나선 모습이다.

5일 오후 서울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1.11.5 mon@yna.co.kr

앞서 성원 측은 공지를 통해 신도들에게 마스크 착용, 체온 측정 등 방역수칙 준수와 함께 개인 예배 깔개를 지참할 것을 당부했다.

파키스탄 출신 A(33) 씨는 "집에서 개인 예배만 드리다 6개월 만에 나왔다"며 "한국에서 이슬람 종교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사실을 알기에 기쁘면서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예배 시작 시각인 오후 1시에 이르자 성원 내부 기도실에는 100여 명의 신도가 들어찼다. 성원 주변에 있는 야외 주차장에도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신도들을 타고 온 차량이 엉켜 성원 앞 우사단로에는 잠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성원 관계자는 "참석 인원은 300∼400명 정도"라며 "오랜만에 열린 행사라 그런지 평소보다는 적은 편"이라고 전했다.

'위드코로나', 종교계도 기지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되면서 종교계도 종교활동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1.11.5 mon@yna.co.kr

4일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힌 프랑스인은 "(모국에서도 코로나19 탓에 예배 참여가 힘들었는데) 마침 한국에서 오늘부터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참여했다"며 "행사를 마치고 근처 유명 할랄 식당에서 점심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원이 간만에 활기를 띠면서 주변 상인들은 '상권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하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2001년부터 한국에서 산 방글라데시 출신 B 씨는 성원 주변에서 여행사 겸 환전소 1곳과 마트 1곳, 식당 2곳을 운영하며 평소 하루에 1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10분의 1로 급감했다고 한다.

B 씨는 "이태원역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한 이태원 주요 상권과는 달리 이곳은 성원 정책의 변화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며 "대부분의 고객이 신도들인데, 예배가 중단되며 거리가 썰렁해졌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처럼 북적이는 모습도 오랜만"이라며 "'조금만 더 버티자'는 생각으로 1년여를 보냈는데 인내의 결실이 이제 보이는 건가 싶다"고 웃었다.

인파가 늘면서 발걸음이 분주해진 이들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모인다고 해서 방역수칙 준수와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나왔다"며 "현장을 둘러보니 신도 대부분이 마스크도 제대로 착용하고 거리두기도 잘 지키더라"고 말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지구촌 무슬림에게 '금요 합동 예배'는 가장 중요한 종교의식 중 하나"라며 "공동체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확인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어려운 이들을 챙기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일상회복, 이슬람 중앙성원에 모인 무슬림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되면서 종교계도 종교활동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이슬람 중앙성원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1.11.5 mon@yna.co.kr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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