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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 친가족을 찾아드립니다.
친엄마 찾는 입양한인 "돌아가신 아빠 빈자리 채워주세요"
1980년 10월 24일생 메레더 존슨(홍미림)씨…2004년 친부와 상봉
2020. 06. 28 by 왕길환

친엄마 찾는 입양한인 "돌아가신 아빠 빈자리 채워주세요"

1980년 10월 24일생 메레더 존슨(홍미림)씨…2004년 친부와 상봉

 

 

친부와 촬영한 홍미림씨. 친부는 2013년 작고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잃어버린 삶의 한 조각을 찾아 맞추고 싶어요."

노르웨이에 입양된 한인 메레더 존슨(한국명 홍미림·40) 씨가 낳아준 어머니를 찾고 있다.

그는 "결코 어머니를 미워하거나 서운해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 어머니께 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만큼 마음에 평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2004년 모국을 처음 방문했던 그는 당시 친아버지를 찾아 상봉해 연락하면서 지냈지만 2013년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친어머니의 자리를 더 그리워하고 있다.

28일 존슨 씨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 따르면, 그는 1980년 10월 24일 태어났다. 입양 서류에는 '강원도 춘천'으로 출생지가 기록됐지만 '서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어린시절 홍미림 씨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친아버지의 이름은 '홍○○'(1957년생)이고, 5남매 중 막내였다. 21살에 군에 입대한 아버지는 복무 중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아버지가 휴가를 나올 때 만남을 이어갔다.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어머니는 이 기간에 임신했지만, 그 사실을 아버지와 헤어진 후 알았다고 한다.

1980년 5월 군 복무를 마친 아버지는 셋방을 얻어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말다툼이 잦았고, 아버지는 건강 악화로 쓰러지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급기야 외할머니가 찾아와 이들 사이를 갈라놓았다.

한 동네 교회의 여자 신학생(1981년 당시 40대)이 아버지와 그를 돌봐줬고,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미림 씨는 그해 3월 홀트아동복지회에 맡겨졌다.

1981년 7월 3일 노르웨이에 입양된 그는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15살 많은 오빠와 함께 자랐다. 활달했던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뒤 정부 관련 일을 하고 있다.

"24년 만에 친아버지를 만나 굉장히 감격했어요. 고국과 사람들 그리고 문화를 알아가면서 한국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아버지는 제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인생의 잃어버렸던 조각들을 다시 찾아 맞추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성은 '안 씨'이고, 입양 당시 나이가 '20살'쯤 됐다고 한다. 1960년 또는 1961년생일 것으로 추정된다.

존슨 씨는 결혼해 6살과 2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아들도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입양했다.

그는 "입양해 자식을 키우다 보니 저를 두고 떠난 어머니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어머니의 마음도 굉장히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언젠가 어머니를 다시 만나면 '저는 잘 지내고 있고, 잘 자라왔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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