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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 친가족을 찾아드립니다.
"내가 널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란다"…칠순 노모의 눈물
2021. 07. 10 by 이상서

"내가 널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란다"…칠순 노모의 눈물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이제는 아들을 찾지 못하겠지' 싶다가도, 그래도 언젠가는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이내 들어요. 완전히 희망의 끈을 놓아 버릴 수 없더라고요."

 

1977년 8월 19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주택가에서 실종된 백상열(당시 6세·현재 50세) 씨.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최영자(70·서울 종로구) 씨는 44년 전인 1977년 8월 19일 당시 살던 서울 동작구 대방동 주택가에서 아들 백상열(당시 6세·현재 50세) 씨를 잃어버렸다. 백 씨는 잠시 놀러 나가겠다며 소독차를 따라간 후 실종됐다고 한다.

최 씨는 10일 연합뉴스에 "가슴 속에 묻어 둔 아들을 다시 떠올리니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언젠가는 재회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이 실종되고 난 후 최 씨는 남편과 함께 생업을 제쳐두고 전국을 샅샅이 뒤졌다. 서울은 물론이고, 대전이나 광주 등에 있는 보육원을 방문해 혹시 모를 아들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해외로 나간 게 아닌가 싶어 입양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수십 년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다녔지만, 실종신고도,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조차 없었다"며 "이제는 아들의 얼굴도 흐릿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꿈에서조차 만나기 힘들다"며 "행여나 나타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아쉽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기억은 희미해져 가지만 여전히 최 씨의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단단하게 남아있다. 어린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이다.

"만약 재회한다면 '난 결코 널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란다'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찾고 있었던 거라고 말이죠. 너무 오랜 시간 발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할 거예요."

그는 "아들이 좋아했던 생선 요리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고 싶다"며 "그 모습을 본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사를 아들이 본다면 '널 포기한 적이 없으니 꼭 엄마한테 연락을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씨에 따르면 아들은 실종 당시 흰색 반 팔 티셔츠와 체크무늬 반바지를 입었고, 고무신이나 샌들을 신었다. 발등에 파란 점이 있으며 외꺼풀에 평범한 체격이다.

아들 백상열 씨를 발견했다면 경찰청(☎ 112)이나 실종아동 신고 상담센터(☎ 182)로 신고하면 된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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