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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 친가족을 찾아드립니다.
스웨덴 입양뒤 40년만에 귀국한 입양인 "나는 누구인지…"
충북 오창 사는 이형자씨, 2019년부터 DNA 등록하고 친부모 찾기
2021. 08. 29 by 왕길환

스웨덴 입양뒤 40년만에 귀국한 입양인 "나는 누구인지…"

충북 오창 사는 이형자씨, 2019년부터 DNA 등록하고 친부모 찾기

 

 

이형자 씨 어릴적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이름을 직접 지어주셨는지 알고 싶어요."

스웨덴에 입양됐다가 40년만에 귀국해 국적을 회복한 뒤 충북 오창에 사는 입양인 이형자(49) 씨는 자신이 누구인 지를 알고 싶어져 2019년부터 친부모를 찾고 있다.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29일 이 씨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1972년 11월 9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돼 광주 일시보호소에 의뢰됐다. 입양기록 카드에는 출생일이 1972년 8월 25일로 나와 있다.

보호소에서 한 달간 머문 뒤 서울의 위탁가정에 맡겨졌고,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에서 1973년 4월 11일 스웨덴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생후 9개월께 시작된 스웨덴에서의 삶은 생존 그 자체였다고 털어놓았다. 정체성 혼란으로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2011년 남편을 만나 한국과 스웨덴을 오가며 한국이 집처럼 편하다는 것을 알았다.

"스웨덴에서 사는 동안 저는 절대 울지 않았어요. 아이였을 때도 잘 울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울음이 터졌죠. 늘 비워졌던 제 삶의 일부가 채워진 느낌이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형자 씨 최근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2012년 귀국한 그는 그해 6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친가족 찾기를 시작한 2019년 남편(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입양 당시 자신을 진찰했던 의사를 찾았지만,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씨는 광주지역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지만, 소득은 전혀 없었다. 마포 경찰서에 실종아동으로 유전자(DNA) 검사를 했고, 미국 내 사설 검사 업체에 DNA 정보도 등록해 놨다.

미국 업체에 요청해 먼 친척인 이탈리아 한인 입양인을 찾는 행운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 씨는 "위탁가정이나 광주 보호소에 있는 동안 기록물이 남아 있지 않다"며 "저를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제 위탁가정은 어떤 가정이었는지 등 저와 관련된 기록을 알고 싶지만 남아 있는 기록이 전혀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제가 친모를 어렵게 찾았더라도 그분이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냥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제가 누군지만 묻고 싶다"고 말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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